[인터뷰]인도네시아주재 무관출신 서세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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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수하르토 대통령은 19일 발표한 대로 조만간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하르토와 인도네시아 최고 권력집단인 군부의 조율을 통해 내년초 총선실시후 후계자를 선출함으로써 수하르토 30여년의 통치는 막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 지난 85년부터 약 10년 동안 인도네시아 주재 무관을 지내면서 인도네시아 군부.정계 요인들과 밀접한 예비역 준장 서세호 (徐世鎬.54.육사 23기) 씨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전망했다.

19일 수하르토 대통령과 면담한 이슬람 지도자와 긴급 통화를 했다는 徐씨는 "이슬람 지도자들과의 대화에서 수하르토 대통령은 사임의사를 확실히 했다" 며 "이는 과거 일부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을 언급했던 때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고 전했다.

- 인도네시아 사태의 본질은.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갈등현상과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누적돼 터졌다. 그러나 반 수하르토 세력이 집결되지 않아 86년 필리핀 사태처럼 되지는 않을 것 같다. "

- 사임발표 이후 정국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

"발표 이후 재야세력이 분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 일부는 발표내용을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일부는 '즉시 사임' 을 요구하고 있다. "

- 군부의 동향은.

"군부는 기본적으로 수하르토와 일심동체 (一心同體) 다.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참모총장과 프라보위 전략사령관 등 실세는 모두 수하르토의 측근중의 측근이다. 수하르토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향후 정국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

- 수하르토의 후계자는.

"하비비 현 부통령이 수하르토가 가장 신임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후계자 선정에서 수하르토의 선택권은 좁아졌다. 군부출신으로 전직 부통령 트리와 위란토 국방장관 등이 유력하다. "

유광종 기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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