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총 살해 초등생, 울면서 뛰어갔는데"

중앙일보

입력

무면허 음주운전자 이모씨(48)가 초등학생을 친 뒤 차량에 태워 납치, 공기총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교통사고 상황을 유일하게 목격한 A양(17.고2)은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피해 초등생 B군(11)은 사고당시 경상이었던 것 같다"고 14일 밝혔다.

A양은 "지난 13일 밤 공기총 살인범 현장검증 뉴스를 보고 나서 (내가) 목격한 교통사고 피해 초등학생이 살해됐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고 용기를 내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공기총에 살해된 초등학생의 교통사고 상황 유일한 목격자 일문일답.

-어떻게 교통사고를 목격했나.
“4일 밤 8시30분께 학교 친구 2명과 함께 광주 북구 일곡동 모 아파트 인근 공원으로 가던 중 사고를 목격했다. 친구 2명은 횡단보도를 건너 아파트 내 상가 앞에 있었고 (나는) 아직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아 아파트 건너편 인도에서 사고 장면을 목격했다”

-교통사고 상황은.
“모 아파트 앞 횡단보도 3/4지점(아파트 방향)에서 이씨의 승합차가 도로를 건너던 B군을 들이받았다. B군은 곧바로 쓰러졌고 사고충돌 소리는 크게 나지는 않았지만 쿵하는 소리 정도로 주변에서 들을 수 있었다”

-교통사고 당시 용의자 이씨와 피해자 B군 상태는.
“운전자(용의자 이씨)는 잠시 멍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B군은 아파트 상가 방향으로 5m정도 머리 오른쪽 부위를 오른 손을 만지며 울면서 뛰어가고 있었다. 상처에 피가 나는 것 같지 않았고 손안에 피가 났는지 여부는 모르겠다”

-용의자 이씨가 B군을 어떻게 데려갔나.
“운전자(용의자 이씨)는 잠시 머뭇거리다 도로에 차량을 세워둔 채 차에서 내려 상가 방향으로 뛰어가던 B군을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 B군의 어깨를 잡았다. 운전자는 이후 B군을 데리고 가 차량에 태운 뒤 사라졌다”

-교통사고를 어떻게 생각했나.
“교통사고가 나는 것을 목격한 뒤 운전자가 당연히 B군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이후 B군의 실종 전단지가 부착됐다는 말을 들었으나 꿈에도 그 아이인줄 몰랐다. 사고 현장과 전단지에 부착된 피해 초등학생의 집이 걸어서 5분정도 걸려 동일한 초등학생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유일한 목격자로서 참극에 대한 느낌은.
“교통사고 피해 초등학생이 그렇게 살해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씨의 범행 사실을 알고 나서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13일 밤) 뉴스를 통해 공기총 살해사건을 알고 난 뒤 정확한 진실을 말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됐다. 음주운전이나 잔혹한 범죄 등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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