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의원들 대부분 출마 포기 본업에 전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대구시 의회 조순제 (趙順濟.63) 의원은 요즘 어느때 보다 홀가분하다. 오는 지방선거에 출마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의 직물회사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시의회 부의장까지 지낸 그는 "의정활동에 매달리면서 회사 경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며 "다시 출마하면 의정활동과 사업 모두 힘들어 질 것 같아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고 말했다.

1, 2대 지방의원 선거때 너도 나도 뛰어 들어 당선의 영광을 누렸던 지방의원들이 이번 선거에서 잇따라 출마를 단념하고 있다. 경제난으로 본업에 전념하는게 낫다고 판단하고 나선데다 '해보니 지방의원이란 신분이 보기보다는 신통챦다' 고 생각해서다.

대구시의회와 의원들에 따르면 시의회 의원 41명 가운데 출마를 포기한 사람은 21명. 전체의 51.2%나 된다. 이 가운데 4명은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더이상 의원직에 대한 미련이 없어 출마를 포기한 경우다.

부산시의회도 전체 의원 6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1명이 시의원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마예정자들 중 13명은 기초단체장에 도전할 예정이고, 나머지는 본업에 전념하기 위해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도의회도 의원 82명중 기초단체장 출마 예상자 8명을 포함한 43명 (52%) 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지역구가 넓어지면서 선거비용 부담이 커지고 지역구 관리가 더욱 힘들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도의회 관계자들은 "무보수 명예직인 의원들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연간 1백일 이상 의정활동에 참여해야 해 큰 부담을 느껴왔다" 며 "당선 가능성이 높은 현역의원들이 출마하지 않으려는 것은 이번에 나타난 새로운 현상" 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3선의원등 다선의원이 거의 없어지게 됐다.

대구시의 경우 재선의원 4명 가운데 2명이 시의원 출마를 하지 않기로 했고 2명만 3선고지를 넘보고 있다.

경남도도 82명 가운데 5명만 3선에 도전한다. 지방의원들도 다선 (多選) 의원이 많은 일본등 다른나라와는 대조적이다.

대구시의회 관계자는 "다선의원이 많아야 효과적으로 시.도정을 견제할 수 있고 의회운용이 잘된다" 며 "3기 의정의 효율성이 걱정된다" 고 우려했다.

부산.대구.창원 = 홍권삼.강진권.김상진 기자 〈honggs@joo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