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판 화제]우리 명시 미국서 속속 번역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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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아름다운 시심 (詩心) 은 시공을 뛰어넘나 보다.주옥같은 한국의 명시들이 만리타향 미국에서 속속 번역돼 시집으로 묶이고 있다.

미국의 시 전문 출판사가 한국 한시 (漢詩) 영역집을 펴내는가 하면 코넬대학에서는 천상병.서정주.고은 등 내로라하는 한국 시인의 시선집을 출간해 한국학 강의교재로 쓰고 있는 것. 연세대 이성일교수 (영문학)가 영어로 옮김 'The Moonlit Pond' (부제 Korean Classical Poems in Chinese) 는 최치원 (857~?) 의 작품부터 구한말 시인 황현 (1855~1910) 의 시까지 총 1백43수를 싣고 있다.

같은 학교 국문학과에서 한국 한시를 강의하는 송준호 교수와 함께 수년간의 공동작업으로 자구 하나 놓치지 않고 원래 뜻을 살리고 짤막한 주석을 단 점이 특징. 이교수는 "이육사.윤동주등 현대시인의 작품을 번역하다가 한시를 이해하지 않고선 한국 현대시의 어조와 심상을 제대로 전할 수 없어 한시 영역에 매달리게 됐다" 고 밝혔다.

이번에 한시 영역시집을 펴낸 카퍼 캐넌 프레스는 25년동안 시집만을 출간해온 출판사로 영시뿐 아니라 소동파.도연명 등 동양의 고전시도 소개한 바 있다.한편 도서출판 답게는 코넬대학과 공동출판 형식으로 '한국문학 영역 총서'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천상병의 '귀천' (영어제목 'Back to Heavens' ) , 고은의 '나의 파도소리' ( 'The Sound of My Waves' )에 이어 세번째권으로 서정주의 시선집 '밤이 깊으면' ( 'The Early Lyrics1941~1960' ) 을 냈다.초기 작품집 '화사집' '귀촉도' '신라초' 등에서 간추린 시들의 원문과 영역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홍수현 기자

〈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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