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수가 본 달라진 박세리 스윙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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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간결한 4분의3 스윙이 바로 박세리의 우승 원동력이다. 타고난 파워를 밑바탕으로 정확성을 향상시킨 콤팩트한 스윙은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박의 무한질주를 예감케 한다.

독자들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박세리의 스윙변화는 도미전과 도미후로 완전히 바뀌었다. 도미전인 96년 스윙만 하더라도 오버스윙의 전형이었다.

톱스윙에서 샤프트가 평행선을 훨씬 넘어섰다.그러던 스윙이 드라이버샷 이든, 아이언샷이든 톱스윙의 위치가 4분의3으로 변했다.

이같은 변화는 투어환경이 국내와 다른데서 비롯된다. 즉 매주 경기에 임해야 하는 미국에서 샷마다 힘이 잔뜩 실린 풀스윙으로 한다면 체력적으로 버티기 힘들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윙이 간결해지면서 정확성을 향상시킨 것이다. 클럽헤드가 공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임팩트시 공을 정확히 가격하기는 어려워진다.

이는 기술적 원리로 설명하기보다 일반적 상식으로 쉽게 느낄 수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박세리의 또다른 변화는 보다 파워풀해진 피니시 자세다.

피니시 자세에서 오른 어깨가 예전보다 더욱 돌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백스윙이 간결해진데 따른 파워 보충을 임팩트 이후 동작에서 보충하고 있다.

아이언샷때 백스핀양이 과거보다 더욱 향상된 것은 다른데 있지 않다. 다소 어려운 기술적 부분이지만 과거 허리를 돌려 공을 쳤다면 현재는 확실한 오른쪽 히팅을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즉 임팩트에서 약간만이라도 밀리게 되면 정확한 다운블로의 임팩트가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백스핀양은 그만큼 줄어든다. 백스윙 크기가 작아짐으로써 허리 회전량을 최소화한 스윙을 확인할 수 있다.

허리를 비롯한 하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임팩트에서 확실한 왼쪽벽을 쌓게 되고 공부터 정확히 가격할 수 있는 스윙이다. 이 모든 것은 튼튼한 하체가 받쳐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수한 것은 도미전과 변함없는 박세리만의 스윙리듬과 템포다. 그의 스승 레드베터도 칭찬했던 사실이지만 박세리의 스윙리듬과 템포는 스윙 결정체라 말할 수 있다.

손흥수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 헤드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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