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현지 한국인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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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혈사태는 진정됐지만 또다시 학생들의 시위가 재발한 인도네시아 현지모습을 살펴본다.

…인도네시아 거주 한국인들은 화교와 비슷한 용모 때문에 폭동의 와중에 폭행당하는 등 피해사례가 늘자 화교들이 넥타이를 잘 안매고 다니는 점을 고려, 남자교민의 경우 반드시 넥타이를 매고 외출하도록 서로 당부. 대부분 교민들은 "길에 나서면 당한다" 는 불안 때문에 호텔에 대피해 있는데 지난 주말동안에는 몇몇 교민들이 자카르타 외곽에서 지역불량배에게 돈을 빼앗기는 사례가 보고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주 (駐)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비상대책반을 마련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타국 대사관들과 같은 밀착봉사정신이 부족해 가뜩이나 불안한 교민들의 원성이 고조. 일본.싱가포르대사관 직원들은 자카르타의 수카르노 하타공항에 직원을 보내 출국과 관련된 애로사항 해결을 현장에서 도와주는데 비해 한국대사관 직원은 얼굴도 비추지 않아 교민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허둥대야 하기 때문에 비난이 쇄도. …한국기업 주재원들의 가족들이 속속 귀국길에 올라 긴박한 현지사정을 반영. 삼성주재원 가족 2진과 SK.코오롱 직원의 가족은 18일 항공편으로 출국했고 현대와 LG도 가족들을 귀국시키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출국수속을 마칠 방침. 또 코란도는 23일 가족들을 귀국시킨다는 방침. 일본대사관 가족들도 18일 오후4시30분 (현지시간) 출국.

…가난자르 카르타사스미타 경제.금융.산업조정장관은 18일 사흘간의 자카르타시 폭동사태로 시의 한해 예산이 넘는 2조5천억루피아 (약 2억달러) 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 그는 "은행 5백34곳을 비롯, 건물 4천9백40채가 불타거나 부서졌고 개인주택 1천26채, 자동차 1천1백20대가 파손됐다" 면서 "피해 복구에 1년이상이 걸릴 것" 이라고 개탄.

자카르타 =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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