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에 전자파 막는 요강 들어있어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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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내 최첨단 과학기술 연구장치인 포항방사광가속기에 일반 가정에서조차 보기 힘든 소변용 '요강' 이 들어있어 화제. 94년 12월 완성된 포항방사광가속기는 차세대 반도체.초고강도물질.항암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수단. 우주에만 존재한다던 '꿈의 빛' 방사광을 생산하는 장치다.

건설비만 자그만치 1천5백억원. 가속기건설작업이 한창이던 91년 11월. 가속기를 움직이기 위해 전자를 만들어내는 전자총이 주변 전자파의 방해를 받아 제대로 작동 하지 않자 전자총 주위를 감쌀 공모양의 금속을 찾던 연구진들은 스텐인레스 요강을 생각해낸 것. 1만원을 주고 산 요강의 가운데를 드릴로 뚫고 케이블을 연결해 전자총을 쏜 결과 완전 성공. 현재까지 이 요강은 그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남은 수명은 2~3년정도. 방사광가속기가 현재 전기통신시스템에서 광통신시스템을 바뀌면 전기방전문제가 해결돼 필요없어지기 때문이다.

당시 책임자였던 포항공대 고인수 (高仁洙.물리학과) 교수는 "요강을 교내 박물관에 영구보존하겠다" 고 밝혔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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