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부시 교수]"한국 경제개혁 하려면 관료들 외국 추방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국이 경제개혁을 제대로 하려면 관료들을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 " 루디거 돈 부시 MIT대 교수가 한국의 관료들을 향해 던진 따끔한 지적이다.

미 경제전략연구소 (ESI) 는 지난 5~6일 워싱턴에서 '글로벌리즘의 장래' 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앨 고어 미 부통령을 비롯, 미.일.중국 등의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해 아시아 경제위기와 미 경제의 장래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글로벌리즘.자유경쟁.첨단기술이 미국 경제를 번영으로 이끌고 있으며 각국이 번영을 추구하려면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아시아 위기와 관련, 한국.인도네시아의 위기 극복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 인사들이 많았다.

반면 태국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가 많았다.

다음은 주요 참석자의 발언 내용.

▶루디거 돈부시 MIT대 교수 = 멕시코는 미 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위기를 극복했으나 아시아는 일본 경제의 불안으로 2차, 3차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일본 경제는 붕괴가능성이 있으나 중국은 잘 대처하고 있다.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 = 아시아 위기는 민간 자본이 적절한 정보없이 대규모로 유입돼 발생한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보공개와 감독체계 등을 개선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데이비드 도드웰 자딘 플레밍 이사 = 정부와 기업의 분리가 중요하다.

한국처럼 정부가 경제를 관리하는 국가는 위기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앞으로 아시아 시장은 더욱 취약해질 것이며 향후 1년간 일본의 빅뱅, 중국의 환율 유지가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스테픈 로치 모건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 미 경제는 실제 GDP와 잠재 GDP의 차이가 좁아져 인플레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생산성 증가분도 과대 측정됐을 여지가 크다.

95년부터 달러화 가치가 25%가량 절상되면서 수입가격 하락과 저인플레를 불렸다.

▶에드워드 야르데니 도이체 모건 그렌펠 수석 이코노미스트 = 전세계적 차원의 경쟁이 미국의 인플레를 억제하고 있다. 경쟁은 기업의 비용 삭감, 생산성 향상 등을 촉진하고 있다.

향후 밀레니엄버그 문제와 아시아 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sg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