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김응용 감독 주심으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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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결승에서 박용택(LG.25)이 4개의 홈런을 터뜨려 이번 시즌 홈런 1위(25개)를 달리고 있는 클리프 브룸바(현대.3개)를 제치고'홈런 챔피언'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박용택은 상금으로 받은 200만원을 그 자리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용택은 이번 시즌 타율 0.318(299타수 95안타) 홈런 15개로 안타.홈런 부문에서 모두 7위에 올라있다.

본 경기에 앞서 열린 홈런 레이스 예선전에서는 브룸바가 홈런 7개를 터뜨려 1위를 차지, 먼저 결승에 올랐다. 마해영(기아)과 박용택(LG)는 나란히 홈런 6개를 올렸으나 이후 다시 벌어진 두 사람간 홈런 레이스에서 박용택이 먼저 홈런을 터뜨려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해 홈런 5개로 홈런 레이스 1위에 올랐던 김동주(두산)는 이날 홈런 4개를 기록, 페레즈(롯데)와 함께 공동 4위로 아쉽게 물러났다.

한편 연예인 홈런 레이스에는 공형진.박승화.안재욱.정준하.이휘재.배칠수가 슬러거에 도전했지만 한 명도 사직 구장 펜스를 넘기지 못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볼거리들이 잔치판을 흥겹게 했다. 올스타전 경기에 앞서 열린 연예인 야구팀 '재미삼아'와 '한(恨)'팀의 경기에는 '코끼리'김응용(63) 삼성 감독이 주심으로 변신, 1회초 경기를 진행했다.

1m85㎝.95㎏의 거구인 김감독은 가슴 프로텍터와 마스크 등으로 완벽한 심판 모습으로 나와 섭씨 30도 안팎의 날씨 속에서도 칼날같은 판정을 선보였다.

그는 "심판을 본 건 50년 야구인생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때 감독들은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데 한 여름에 심판들은 정말 힘들겠다. 그러나 예전처럼 심판에 대한 항의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1회말에는 김성한(46) 기아 감독이 주심을 맡았고 다른 팀 감독들도 1.2.3루심으로 깜짝 출연했다.

연예인 야구팀 경기는 공형진.박승화.안재욱 등이 소속된 '재미삼아'팀이 마지막 5회 대거 6점을 뽑아내 이휘재.윤종신.배칠수.김학도 등으로 짜여진'한(恨)'팀에 15-1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시구는 왕년의 스타 투수 최동원씨가 나와 던졌다. 현역시절보다 상당히 몸이 불은 듯한 모습의 최씨는 검은색 정장바지와 흰색 와이셔츠에 줄무늬 넥타이를 메고 나와 현역 못지 않은 빠른 속도로 스트라이크볼을 던져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상청은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으나 부산 사직구장은 오후까지 햇볕이 내리쬐는 맑은 날을 보이는 또 다른'이변'을 보였다. 올스타전이 시작된 오후 6시30분부터도 하늘이 잔뜩 흐리긴 했지만 1회말에 잠시 부슬비가 내린 것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이날 사직구장에는 1만6000여명의 관중과 선수들이 오히려 쾌적한 가운데 '별들의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부산=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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