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로맨틱코미디 '인 앤 아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고등학교에서 드라마를 가르친 선생님에게 이 상을 드립니다. 그에게서 연기지도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도 게이였지요" 93년 '필라델피아' 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톰 행크스가 시상식장에서 한 소감이다.

헌데 그 스승, 대스타로부터 사례를 받은 건 영광이겠으나 수억의 시청자가 보는 앞에서 졸지에 '게이' 라는게 탄로나 버렸으니 어떡할까. '인 앤 아웃' 은 '그 교사가 만약 보수적인 미국 중부의 소도시에 살았다면' 이라 가정하고 만든 로맨틱코미디다.

영화는 실제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중계하는 TV 앞에 마을 사람들이 둘러앉는 것으로 시작한다. 명석하고 매너가 반듯해 학생들로부터 '인기 캡' 인 문학담당 교사 하워드 (케빈 클라인)가 행크스의 스승과 같은 처지에 놓인다. 게다가 1등 신부감인 에밀리 (조앤 쿠삭) 와 1주일 뒤에 날까지 받아 놓은 상태니…. 주변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안면을 바꾸는 바람에 고립무원에 빠진 그를 보다 못해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인 배우 카메론 (매트 딜런) 이 고향을 찾아 스승을 지원한다.

영화는 이런 소동들이 얼키설키 겹치면서 관객들을 '폭소의 바다' 에 빠트린다. 심각하지도 비극적이지도 않으면서 사람들의 편견과 무지를 비웃는 통쾌한 영화, '인 앤 아웃' 은 바로 그 '웃음의 묘약' 을 설파한다. 16일개봉.

이영기 기자 〈leyoki@j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