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성공 사례] 5. 생산직 사원서 농장주 된 강성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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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강원도횡성군청일면봉명리 봉명버섯농장주 강성충 (姜聲忠.36) 씨는 마을사람들 사이에서 '버섯박사' 로 통한다.

전자업체 생산직 사원이었던 그가 몇년 사이에 연1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버섯전문가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姜씨가 이 마을에 정착한 것은 92년 5월. 수원농업생명과학고 원예과를 졸업한 姜씨는 어렸을 때부터 꿈꾸어온 농장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귀농자금을 착실히 모았다.

생산직 사원으로 5년여 근무하던 삼성코닝을 그만두었을 때 퇴직금 7백만원과 저축해 모은 5천3백여만원 등 모두 6천여만원이 그의 새출발을 위한 전부였다.

재배작목은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버섯으로 정했다.

벼농사나 다른 작목보다 힘이 덜 들고 소득은 높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퇴직 후 가장 큰 문제는 버섯을 재배할 장소를 고르는 것이었다.

버섯재배의 최적지는 깨끗한 물과 공기, 일교차가 큰 계곡. 姜씨는 이를 위해 두 달 동안 자동차를 타고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를 샅샅이 찾아다니며 3~4곳을 점찍었지만 결국 토지가격이 비싼 경기지역을 포기하고 고향인 수원을 떠나 강원도로 이주했다.

3천여평의 토지구입.정리비로 3천4백여만원, 버섯재배사 4동의 건립비로 1천여만원, 양송이 종균.퇴비 등을 구입하는 데 1천6백여만원이 들어갔다.

버섯재배사를 직접 짓는 등 비용을 절약하려고 애썼지만 초기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 금세 주머니는 바닥이 드러났다.

姜씨는 귀농한 첫해 양송이 6천㎏을 생산해 3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농업고를 나왔지만 버섯에는 문외한이었던 그는 전문서적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웃 버섯재배농가에 문의해가며 깨우치는 등 거의 독학으로 재배기술을 익혔다.

姜씨의 버섯재배경험이 쌓여가면서 버섯생산량도 증가, 지난해에는 양송이 2만㎏을 생산하는 등 매출액 1억여원에 4천여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지난해부터는 항암효과가 큰 아가리쿠스 (일명 신령버섯) 도 재배, 1백50㎏을 생산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양송이 2만㎏과 아가리쿠스 3백㎏을 생산, 매출액 1억3천여만원에 6천만원의 순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姜씨가 버섯재배를 하면서 자랑으로 삼는 것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 버섯재배농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저독성 가스식 농약도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저독성 농약이라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버섯 자체가 '청정농산물' 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곰팡이나 파리가 싫어하는 자연재료를 이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해충 퇴치법을 개발했다.

인근 버섯재배농가 10여곳과 함께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 공동으로 출하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60여명의 단골고객을 확보한 것도 매출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아가리쿠스의 경우 지난해 ㎏당 1백여만원 이상에 판매될 때도 단골고객들에게는 ㎏당 40여만원에 판매, 신용을 쌓았다.

姜씨는 "버섯은 생산자 - 소비자가 서로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며 "수익성이 좋은 품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재배하고 전문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횡성 = 박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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