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퍼 노트’ 동남아 유통 정황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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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미화 100달러 위조지폐 ‘수퍼노트’를 제조·유통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또다시 위조지폐들을 사용한 정황을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8일 전했다.

이 당국자는 “수퍼노트 제작 및 유통, 자금 세탁 등 북한의 불법 활동을 추적해온 미국 정부와 한국 정보당국이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안다”며 “과거 적발됐던 위조지폐 판형과 이번 판형이 다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동남아에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수퍼노트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귀띔했다.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5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워싱턴 특파원들과 한 간담회에서 ‘북한의 수퍼노트와 관련한 구체적인 새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 새 증거가 나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공조활동을 통해 북한이 수퍼노트 제작·유통 관련 활동을 중지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동남아 등지에서 새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는 흔적이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양국 정보 당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금융제재를 염두에 두고 관련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위조지폐 제작 등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정보 교환작업을 해 왔다.

◆북, 원산 해역 항해금지=북한은 10~30일 원산 동부 연안 해역을 선박 항해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이 8일 발표했다. 항해 금지 시간은 매일 오전 8시~오후 8시다. 일 해상보안청은 “7일 북한이 선박 대상으로 내보낸 경보 방송을 수신했으나 어떤 목적으로 항해금지 구역을 설정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서울=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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