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 만큼 날카롭지 못했다. 치지 못할 공은 아니다." (23일 밀워키) "왜 무서운 투수라고 하는지 이제 알았다." (28일 LA)
빠른 두뇌회전과 치밀한 분석으로 소문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의 필 가너 감독이 5일만에 박찬호에 대한 평가를 뒤집었다.
지난 23일 밀워키에서의 경기 후 "박의 공 정도는 충분히 칠 수 있다" 고 장담하던 그였지만 5일만에 달라진 그를 보고는 말을 주워담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투수라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고 덧붙였다.
박의 불같은 강속구 위력은 28일 경기에서 유감없이 입증됐다. 박의 탈삼진 5개 가운데 변화구를 휘둘러 삼진당한 타자는 단 한명. 나머지 4명은 칠테면 쳐보라며 박이 한복판으로 꽂은 직구에 헛바람을 일으키며 삼진을 당했다. 허리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는데도 최고구속이 시속 1백56㎞를 기록했다.
필 가너 감독의 평가처럼 박찬호는 이날 경기를 계기로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닷새만에 두번째로 밀워키 타자들을 상대하며 어설픈 변화구에 의존하기보다는 과감한 정면승부를 펼치며 얻은 값진 수확이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