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탄신일 2제]난중일기 오역 투성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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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오늘 (28일) 은 이순신 (1545~98) 장군 탄신일이며 특히 올해는 장군의 순국 4백주년이 되는 해. 하지만 후손들은 '난중일기' 조차 제대로 번역해 놓지 못하고 있다.

서지학자인 이종학 (李鍾學.71) 독도박물관장은 27일 '난중일기' 번역본이 오류투성이라고 주장했다. '난중일기' 를 1백번 이상 읽고 장군의 백의종군길을 직접 답사했으며, 또 많은 관련 사료들을 소장하고 있는 李관장은 "올해 순국일 (12월16일)에 맞춰 지명.인명까지 정확한 번역서를 내려고 하지만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형편" 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번역된 '난중일기' 는 모두 20여권. 그중 노산 (鷺山) 이은상 (李殷相.1903~82) 이 펴낸 번역서가 가장 널리 읽히고 있지만 단 하루의 일기에서만도 4곳의 오류가 발견되는 등 곳곳에 오역들이 보이고 있다는 것. 그 예로 정유 (丁酉.1597) 년 4월19일의 일기를 든다.

'금곡 (金谷)' 이라는 지명에 대해 노산은 충남연기군광덕면대덕리로 적고 있으나 아산군배방면신흥리의 잘못이다. 또 이날 임천 (林川) 군수 한술 (韓述) 이 등장하는데, 노산은 "한술이 중시 (重試) 보러 서울 가는 길에" 로 번역하고 있지만 "중시보러 서울 올라갔다 오는 길에" 가 맞다.

李관장은 이밖에 12월29일자에는 사람 이름인 '두우 (杜宇)' 를 뒤의 글자인 '지 (紙)' 자와 붙여 종이 이름인 '두우지 (杜宇紙)' 로 잘못 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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