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 끼니 어떡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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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급식비 지원을 받아 온 충북.강원 지역 초.중.고교생 상당수가 올 여름 방학 동한 끼니를 걱정하게 됐다.

소년소녀가장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평상시에는 교육청 재원으로, 휴일이나 방학 기간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급식비 지원을 받으나 지자체들의 예산이 부족해 전체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15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교육청 예산으로 점심값을 지원하는 초.중.고교생은 도내에서 1만3802명.

여기에 독지가 등의 후원을 받는 4418명을 포함하면 모두 1만8220명이 무료로 점심 급식을 하고 있다.

이들은 방학 기간에는 해당 자치단체 지원으로 점심과 저녁 등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자치단체들의 관련 예산이 부족해 대상 학생의 절반 가까이만 급식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춘천시의 경우 현재 교육청과 독지가 지원으로 점심값을 지원받는 학생은 612명에 달한다. 그러나 방학 동안에는 32%인 198명에게만 식비를 제공할 계획이다.

601명에게 식비를 지원해 온 원주시는 방학 기간에는 37% 정도인 224명에 대해서만 점심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558명에게 점심값을 지원하고 있는 강릉시는 방학 중에는 39%인 219명에게만 점심과 저녁 가운데 한 끼만 제공할 계획이다.

충북교육청은 학기 중 급식 지원 대상자가 2만954명이나 방학 중에 지자체가 급식비를 지원키로 한 학생은 청주 302명, 충주 160명 등 900여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소년소녀가장이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등 극소수를 제외한 저소득층 자녀 상당수가 끼니를 걱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치단체별로 어떤 곳은 2끼를 지원하고 어떤 곳은 1끼만 지원하는 등 예산 사정에 따른 편차도 큰 실정이다.

강원도 교육청 이종수 보건계장은 "지난해 방학 때는 교육청에서도 1400여 명분의 급식비를 지원했으나 올해는 급식비를 해당 기초자치단체(시.군)가 지원하도록 규정이 바뀌어서 교육청에서는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예산 사정이 나쁜 일부 지자체에서는 상당수 학생이 식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더 많은 학생에게 혜택을 주고 싶지만 예산이 적어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호.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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