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리포트]국가경쟁력 정치가 '문제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난 22일 오후3시 홍콩정부청사에서는 의미 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행정부의 국장급 간부들과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홍콩의 장래를 논하는 세미나였다.

주제발표를 맡은 홍콩경제학연구회 (EIU) 의 다위웨이스 (戴維思) 는 "5년후 홍콩의 경쟁력은 현재의 세계 3위에서 9위로 주저앉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의 경제환경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문제는 정치다. 최근 율정사 (律政司.법무부) 는 영자지 스탠더드의 발행부수를 속인 혐의로 고발된 후셴 (胡仙) 싱다오 (星島) 그룹회장에게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胡회장이 둥젠화 (董建華) 행정장관과 가까운 집안 출신이고 중국고위층과도 절친하기 때문에 특혜를 입은 것이라는 의혹이 분분하다. 이 때문에 일국양제 (一國兩制) 의 대원칙이 흔들리게 됐다. 이런 정치풍토 아래서는 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 한마디로 중국대륙의 '정치논리' 입김이 홍콩의 경제논리를 압도할 경우 홍콩의 장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제 살은 깎으려 들지 않으면서 기업과 근로자에게만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정치권, 벌써부터 흘러나오는 인사잡음, 출발부터 수렁에 빠진 정리해고제 등이 5년후 한국의 경쟁력에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다.

홍콩 = 진세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