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본점 군살빼기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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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들이 본점의 조직과 인력을 줄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9본부, 20영업본부를 3개 부문, 10개 본부로 바꾸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결재라인을 줄여 의사결정과 집행을 신속하게 하는 게 목표다. 외환은행은 이를 위해 각 부문을 담당하는 임원에게 인사권과 부서 신설.폐지 권한까지 부여했다. 은행 측은 영업.마케팅.고객지원 인력을 늘리는 대신 사무지원 등 후선업무에 근무하는 인력은 대폭 줄여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도 최근 본부 조직을 줄이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본점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12개 부서가 문을 닫았다. 인사부와 인력개발부 등 유사.중복 부서를 대거 통폐합한 대신 방카슈랑스 사업단과 프라이빗뱅킹(PB)사업부를 신설해 경쟁에 대비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농협법 개정과 정부의 구조조정 요구에 맞춰 본부조직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국민은행도 최근 지점장급 연수에서 조직개편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직개편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은행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점장과 부.팀장, 행원 등 100여명이 길게는 두달 동안 발령을 못 받고 있다"며 "임원부터 행원까지 일주일 내에 끝나던 인사가 수개월째 지연되는 바람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기업은행도 조직 축소에 따라 본점 직원의 30%가량이 일선 영업점으로 배치될 전망이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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