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틀연속 11 - 10 … ‘대포’ 한화, 또 LG 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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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홈런 네 방으로 거포군단의 위용을 뽐내며 LG에 2연승을 거뒀다. 이틀 연속 스코어는 11-10으로 똑같았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 7-6으로 쫓긴 7회 초 1사 1루, 한화 이범호(28)가 타석에 들어섰다. 5회와 6회 한 점씩을 추격한 LG의 기세를 감안할 때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 풀카운트 접전 끝에 투수 정찬헌의 7구째 시속 132㎞짜리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게 제구되자 이범호의 배트가 반응했다. 방향을 바꾼 타구는 중앙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시즌 12호 아치. 5월 20일 목동 히어로즈전 이후 14일 만에 터진 대포다.

전날 최하위에서 탈출한 한화는 외국인 타자 빅터 디아즈의 국내 무대 첫 연타석 투런 홈런(1, 2회)과 추승우의 솔로포(3회)에 이어 이범호의 결정적인 홈런으로 LG의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 4연패 뒤 2연승. 한화는 이날 네 개의 홈런을 추가해 팀 홈런 부문 선두(78개)를 질주했다. 2위 SK(60개)와는 18개 차다.

이범호 개인으로서도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가네다 스스무 극동 아시아 스카우트가 자리했다. 그의 시선은 올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는 이범호를 향해 있었다. 경기 전 소식을 들은 이범호는 “그런 데에 신경 쓰면 경기하는 데 방해만 된다. 그냥 경기장을 찾은 관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지만 가네다 스카우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최근 이범호는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5월 3일 군산 KIA전서 주루 도중 오른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단 3일만 쉬고 주전 3루수로 복귀했다. 어느 해보다 힘겨운 팀 사정과 김태균의 공백이 그에게 장기간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경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 정도 부상으로 쉬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고 말하는 성실함 덕이기도 했다.

LG는 이날도 헛심만 쓰며 5연패에 빠졌다. LG는 8회와 9회 2점씩을 뽑아내며 한 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9회 말 2사 2, 3루서 최동수가 2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쳐 반전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했다.

SK는 문학구장에서 롯데를 2-1로 꺾고 5일 만에 1위로 복귀했다. 최하위 롯데는 6연패 수렁에 빠졌다. 광주에선 KIA가 3-2로 앞선 7회 이종범의 쐐기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4연승 중이던 두산을 5-2로 눌렀다. KIA는 올 시즌 두산에 7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전날 수비 도중 턱 관절 골절을 당한 두산 이종욱은 5일 수술을 받고 이르면 8월께 복귀할 전망이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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