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최하위에서 탈출한 한화는 외국인 타자 빅터 디아즈의 국내 무대 첫 연타석 투런 홈런(1, 2회)과 추승우의 솔로포(3회)에 이어 이범호의 결정적인 홈런으로 LG의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 4연패 뒤 2연승. 한화는 이날 네 개의 홈런을 추가해 팀 홈런 부문 선두(78개)를 질주했다. 2위 SK(60개)와는 18개 차다.
이범호 개인으로서도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가네다 스스무 극동 아시아 스카우트가 자리했다. 그의 시선은 올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는 이범호를 향해 있었다. 경기 전 소식을 들은 이범호는 “그런 데에 신경 쓰면 경기하는 데 방해만 된다. 그냥 경기장을 찾은 관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지만 가네다 스카우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최근 이범호는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5월 3일 군산 KIA전서 주루 도중 오른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단 3일만 쉬고 주전 3루수로 복귀했다. 어느 해보다 힘겨운 팀 사정과 김태균의 공백이 그에게 장기간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경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 정도 부상으로 쉬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다”고 말하는 성실함 덕이기도 했다.
LG는 이날도 헛심만 쓰며 5연패에 빠졌다. LG는 8회와 9회 2점씩을 뽑아내며 한 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9회 말 2사 2, 3루서 최동수가 2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쳐 반전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했다.
SK는 문학구장에서 롯데를 2-1로 꺾고 5일 만에 1위로 복귀했다. 최하위 롯데는 6연패 수렁에 빠졌다. 광주에선 KIA가 3-2로 앞선 7회 이종범의 쐐기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4연승 중이던 두산을 5-2로 눌렀다. KIA는 올 시즌 두산에 7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전날 수비 도중 턱 관절 골절을 당한 두산 이종욱은 5일 수술을 받고 이르면 8월께 복귀할 전망이다.
하남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