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관측위성 '아리랑' 모델 개발 완료…내년 8월 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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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내 최초의 관측위성 실물모델이 주초 반입된다.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최근 한.미 과학자들이 미국에서 공동개발한 '아리랑' 위성모델이 20일 김포공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아리랑 위성 모델의 국내 반입은 자력으로 한반도를 관측할 시기가 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 미국.러시아등의 첩보.관측위성이 하루에도 수십차례씩 '우리 몸' 을 샅샅히 훑고가는 실정이지만 정작 우리는 지금까지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항공우주연구소 장근호소장은 "반입된 아리랑 실물모델은 내년 8월 쏘아올릴 발사모델과 똑같은 것으로 사전 성능테스트 등을 위해 제작된 것" 이라며 "발사모델은 이 실물모델 조립과정을 재현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내년 3월께 조립이 끝날 것" 이라고 말했다.관측위성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시력 (視力.해상도)' .아리랑의 해상도는 가로.세로 10m를 한개의 점으로 인식할 수 수준.

이 정도면 왠만한 집 한 채를 알아볼 수 있는 것으로 그간 지구촌 구석구석을 풍미하며 성가를 날려온 미국의 랜드셋이나 프랑스의 스폿과 엇비슷한 성능이다.여기에 이들 위성에는 없는 과학실험기능이 있어 다목적 실용위성으로도 불린다.

아리랑호 발사에 북한이나 인근국가등이 자못 신경을 쓰고 있는 것도 해상도가 이처럼 만만치 않은 수준이기 때문. 그러나 자동차보다 작은 물체도 가려낼 수 있는 첩보위성에는 훨씬 못미친다.

우주개발에 관한한 걸음마 수준인 한국이 국산화율 60%의 아리랑을 개발하자 미국.일본등은 아예 첩보위성급의 관측위성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스페이스 이미징' , 일본의 '알로스' , 인도의 'IRS' 등은 해상도 1~2m급으로 모두 올해나 내년중에 발사예정인 관측위성들. 관측위성 개발에 각국이 이처럼 열을 올리는 것은 용도가 다양하기 때문. 도시계획.국토개발 등 국토관리용으로는 물론, 재난.재해 발생시 현황파악 등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아리랑호 개발에는 미국 TRW사 (社) 의 기술지도로 항공우주연구소.서울대등 6개 공공연구기관과 대한항공.삼성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등 7개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했다.연구는 94년 말 시작됐으며 내년 발사때까지 개발비는 모두 1천6백50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아리랑의 예상수명은 3년.

한편 과학계는 "이번 아리랑호 제작으로 국내 위성개발 수준이 한단계 성큼 뛰었다" 고 자평하고 있다.위성을 흔들림없이 조종할수 있는 '3축제어기술' 이나 고정밀의 카메라기술, 자체적으로 개발한 추진장치들이 그 대표급. 국내 우주학계 관계자들은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가 자체 개발해 띄워올린 실험위성 (우리별 1.2.3호) 기술과 아울러 이제 통신.방송위성등 상용위성개발에도 뛰어들때가 됐다" 고들 말한다.

김창엽·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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