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객]올들어 25만여건 부정승차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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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아들이 사용하던 학생권을 하루 사용했는데 한번 봐주세요. " 16일 오전9시~오후2시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는 무임승차로 적발된 승객들과 역무원들간에 실랑이가 잇따랐다.

오전 9시 강남구역삼동 강남 지하철역 개찰구 앞에도 지하철공사 직원 6명이 승객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때마침 개찰구를 빠져나온 40대 여성 2명이 "어제밤 TV에서 무임승차 단속 한다더니 그 사람들인 모양인가봐" 라며 속삭였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최근 실직자 증가 등으로 무임승차자가 늘어났다는 지적에 따라 이날 지하철 1.2.3.4호선 1백14개 전체 역에서 단속을 폈다.

적발된 사람들은 대부분 완전 무임승차자가 아닌 학생권을 사용한 성인들로 30배나 되는 부가금을 내지않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이가운데 "IMF시대에 생활이 어려운데 부가금을 깎아달라" 는 IMF형 호소가 적지않았다.

주부 郭모 (41.동대문구청량리) 씨 처럼 "잔돈이 없어 아들 책상에 있는 학생권을 가지고 나왔는데 재수없이 걸렸다" 고 분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무임승차자들은 처음엔 버티다가도 역무원들이 규정을 보여주자 애교.읍소.호통식으로 태도를 바꿨다가 마지못해 부가금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역의 한 역무원은 "단속한다는 사실이 공개된 때문인지 오늘따라 무임승차자가 적은 것 같다" 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3월까지 무임승차자를 포함한 지하철 부정승차 건수는 25만3천6백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4% 늘어났다.

김관종.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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