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민 서비스 튀는 아이디어 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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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버스카드.휴대폰 충전기, 고운이름 지어주기, 주민만족지수 조사…. 서울시내 각 구청들의 지역주민들에 대한 민원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자치단체장 민선시대에 기발한 행정서비스로 구청이 지역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중구의 '고운이름짓기 도움 창구' . 자녀 출생신고를 위해 구청에 갈 경우 예쁜 이름 상담과 함께 작명 (作名) 관련 서적도 열람할 수 있는 곳으로 한글 이름을 선호하는 20~30대 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버스요금카드제가 도입되면서 양천구와 동작구는 민원봉사실내에 이 카드를 충전할 수 있는 기계를 설치했다.

민원인들이 손쉽게 버스카드를 충전시켜 사용토록하기 위해서다.

양천구는 버스카드 충전기 마련과 함께 휴대폰이 대중화된 점에 착안, 휴대폰 충전기까지 마련해 놓고있다.주부 金성희 (35.양천구목6동) 씨는 "버스카드 충전소를 일부러 찾아갈 필요없이 구청에서 민원업무를 보면서 버스카드도 충전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고 말했다.

지역내 무료순회버스 운행도 큰 돈 안들이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아이디어. 관악구는 매일 오전.오후 일정 시간에 구청.보건소 등을 도는 버스를 운행하고 있어 보건소 등을 자주 찾는 노인들이나 생활보호 대상자들에게 인기다.강동구청은 주민만족지수를 개발, 주민들에게 구정에 대한 점수를 매기게 하고 있다.

96년 한국능률협회에 의뢰해 실시한 주민설문조사에서 구청은 민원행정 처리과정, 민원시설 편리성, 공무원과 주민간 의사소통 등에서 절반 수준의 서비스 만족도를 얻었다.구는 이 평가를 토대로 주민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직원 교육을 실시한 것은 물론이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을 고객처럼 모신다는 생각으로 이를 도입한 결과 민원인들에 대한 직원들의 자세가 크게 달라졌다" 고 말했다.

재정자립도가 튼튼한 구청은 첨단 민원서비스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강남구는 등기소와 백화점에 민원서류 자동발급기를 설치, 건축물 관리대장이나 토지대장 등을 동전만 넣으면 즉시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속한 민원 처리를 위해 쏟는 구청의 노력은 보편화 됐다.종로구의 민원후견인 제도와 중구의 민원서류 지체보상제가 대표적이다.

민원후견인제는 공장등록.건축업무에 밝은 직원을 후견인으로 지정, 인.허가를 받으려는 주민들을 돕고있다.중구는 민원서류를 3시간 이내 발급해주지 못하면 민원인에게 5천원의 보상금을 주고있다.

지난해 17명이 보상금을 받아갔다.구로구가 신도림역에 설치한 현장민원실에서는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떼어주는 민원서류를 지역 구분없이 처리해주고 있다.

오후 7시이후에는 '야간함' 이 설치돼 이곳에 민원서류 신청서를 넣을 수 있게 했다.전문가들은 "오는 7월 시작되는 민선 2기때는 IMF시대인 만큼 되도록이면 돈안들이고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가 많아질 것" 으로 전망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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