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라크서 철군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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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된 필리핀인 근로자를 구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가 철군을 결정했다. 필리핀 정부는 14일 " 필리핀인을 납치한 이라크 무장세력의 요구에 따라 이라크에 주둔 중인 필리핀 평화유지군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라크 주둔 필리핀 군경이 51명에서 현재 43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필리핀이 이라크 무장세력의 요구에 따라 주둔 만료 시한인 8월 20일보다 앞당겨 철군하는 것은 미국의 최대 지원국 중 하나인 필리핀의 극적인 정책 전환을 의미한다.

미국 행정부는 필리핀의 이 같은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필리핀 정부의 이라크 주둔 자국군 조기 철수 조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스페인은 지난 3월 마드리드에서 열차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이라크에 주둔한 스페인 병력을 철수시킨 바 있다. 스페인 국방부는 14일 스페인군이 쓰던 차량 150대와 텐트 등 군사장비를 담은 컨테이너 200여개를 실은 배가 스페인 항구에 도착함으로써 이라크에서의 철군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주둔 스페인 병력은 모두 1400여명이었다.

한편 폴란드의 자누스즈 젬케 국방차관은 13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2500명의 병력 중 1000명 이상을 내년에 철수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젬케 차관은 이라크 주둔 폴란드 병력의 최종 규모와 관련해 "1000~1500명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현재 이라크 남중부 지역에서 17개 다국적군을 지휘하고 있다.

[마닐라.바르샤바.마드리드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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