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노숙자 전용 보호소 개설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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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직장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는 노숙자가 3천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전용 보호소가 잇따라 문을 연다.보건복지부는 8일 올해말까지 서울시내 36곳에 종교.민간단체가 운영하는 노숙자보호소가 설치돼 1천8백명분의 잠자리와 3천6백명분의 식사가 제공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도 다음달 개관을 목표로 8억원의 예산을 투입, 노숙자들을 위한 합숙소를 옛 영등포구청 청사건물에 마련키로 하고 개.보수에 들어갔다.옛 영등포구청 청사건물은 지상2층.지하1층, 연건평 5백74평으로 3백50명이 수용 가능하다.

서울시는 단순히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는 합숙소 차원을 넘어 재취업을 유도하는 취업상담 기능까지 갖춘다는 계획이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산하 사단법인 '이웃을 돕는 사람들' (이사장 金東炘) 도 8일 "실직 노숙자 구호를 위해 '실직자 긴급구호센터' 를 건립, 5월부터 본격적인 구호활동을 할 계획" 이라고 발표했다.

이달말 서울중구남대문로5가 남대문경찰서 옆에 건립될 가건물에 들어설 실직자 긴급 구호센터는 실직 노숙자를 위한 무료급식.무료진료.종합법률상담.구직정보 제공.실직자를 위한 정책개발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문의 02 - 980 - 5120~1) .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 宋月珠조계종 총무원장) 도 9일 서울종로구낙원동에 실직 노숙자보호소인 '보현 (普賢) 의 집' 개소식을 갖기로 했다.

'보현의 집' 에는 30세 이상 60세 이하 실직자로서 재활의지가 있어야 입소할 수 있고 최근 6개월 이내에 실직했거나 지방에서 상경한 사람은 우선 입소된다.숙소와 상담실, 목욕.세탁실, 식당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고 매일 30명 안팎의 노숙자에게 아침.저녁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한다.

재단의 박찬정 (朴讚正) 복지과장은 "노숙자들의 나태를 막기 위해 15일까지만 체류를 허용하고 이용시간도 오후7시부터 다음날 오전7시까지로 제한했다" 며 "내년 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되 필요하면 연장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문의 02 - 723 - 5101) .

장세정·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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