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 지금은…]전국에 3천명 추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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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나라에는 노숙자 숫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6일 전국의 노숙자를 1천2백11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달초에는 3천여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의 통계는 각 시.도에서 조사한 것이고 최근의 것은 노숙자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종교.사회단체의 집계에 근거했기 때문에 숫자가 들쭉날쭉한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노숙자가 IMF사태 이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에는 5천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복지부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노숙자는 대부분 30대 (26%).40대 (45%) 이며 네명중 한명꼴인 기혼자는 대부분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 또 노숙자의 76%는 최근 6개월 이내에 실직했으며 실직전 직업은 대부분 공장노동자.요리사.건설기능 인력이나 막노동자였다.

이들은 경제활동 기회만 주어지면 언제든지 사회에 복귀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계층이다.

그러나 노숙이 장기화되면 알콜중독.가족해체 등으로 이어지며 범죄증가.자살과 같은 사회문제를 일으키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노숙자에 대한 급식은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민간단체들이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잠자리 제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전국의 노숙자.부랑인.일반인 등 2만2천명에게 매일 급식이 제공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노숙자 숙소에서 기거하는 사람은 2백75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부분 지하철 연결통로.역사구내.철거지역내 빈집 등에서 밤을 지낸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노숙자에 대한 보호활동은 민간단체에서 주관하도록 하되 급식.임시숙소 설치 및 운영.의료구호 등에 들어가는 연간 2백억원의 비용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 전문요원과 상담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노숙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가정복귀와 취업알선을 돕는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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