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무역센터 재건축…'프리덤 타워'요새화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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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 프리덤 타워의 조감도.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들어설 예정인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가 테러에 취약하다는 경찰의 지적으로 재설계에 들어갔다고 뉴욕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2009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최대 1년까지 늦춰질 전망이다.

뉴욕 경찰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프리덤 타워가 초대형 차량 폭탄 테러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물의 서북쪽에 인접해 있는 간선도로에는 하루 수백 대의 대형 트럭이 다니는데, 설계도상에는 건물과 간선도로 간 거리가 7.6m에 불과해 폭탄을 실은 차량이 돌진하는 테러 등에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다. 경찰은 "프리덤 타워에 국방부 청사등 주요 연방 정부 건물에 준하는 보안 대책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주요 연방 정부 건물은 도로로부터 약 30.5m 이상 떨어져 있다. 경찰이 이같이 나선 것은 "세계무역센터 부지에 세워지는 프리덤 타워는 단순한 민간 사무용 건물이 아니라 미국인에게는 애국심의 상징이기 때문에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리덤 타워는 미국 독립이 선포된 1776년을 상징하는 1776피트(약 540m) 높이로 설계되는 등 미국을 상징하는 의미가 강하다. 뉴욕주와 시 정부, 재건축 사업의 주체인 맨해튼 남부개발공사(LMDC) 등은 재설계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은 상업성과 안전성 사이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고민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보안 대책을 강화하면 프리덤 타워가 요새처럼 돼 입주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고, 보안이 취약해 재난이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를 본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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