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값 두달새 1억까지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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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값이 바닥을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경기 불황과 주택거래신고제 등으로 내림세를 타다 개발이익환수제 여파로 두달여 만에 최고 1억원 이상 급락했다. 추가 부담금이 늘어나는 환수제는 투자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보여 투자 수요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 고층 5단지 34평형 비로열층은 6억2000만원(평균 기준)으로 지난 4월 말보다 1억원, 지난해 10.29 부동산대책 이전보다 1억2000만원 내렸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4월 말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로 부과하는 주택거래신고제로 시장이 얼어붙어 값이 내리더니 개발이익환수제 방안이 구체화된 6월 초 이후 하락 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2단지 25평형은 8억6000만~8억7000만원으로 4월 말에 비해 7000만원 이상 내렸다. 인근 K공인 박모 사장은 "더 내리기 전에 팔려고 기존 호가보다 최고 3000만원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매수세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지난달 정밀 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동구 고덕동 주공단지도 한 달 새 3000만원 넘게 떨어졌다. 둔촌동 H공인 관계자는 "거래신고제가 수요를 눌러 가격 하락 효과를 가져온 반면 환수제는 재건축 시장을 좌우하는 투자 수요의 싹을 자른 셈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마찬가지. 과천 주공 3단지 17평형은 10.29 대책 전 4억8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4억2000만원 선이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투자 수익성이 불확실해져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다. 매수세가 붙을 때까지 더 내릴 것 같다"고 전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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