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접속]국회 '우리시간 찾자' 이색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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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풍논쟁으로 시끌벅적한 국회의 다른 편에서는 '우리 시간찾기' 를 위한 이색토론이 벌어졌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가 표준시를 지금보다 30분 늦춰야 한다는 '표준자오선 변경에 관한 청원' 을 놓고 토론을 벌인 것이다.

청원자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정덕화 (鄭德和.71) 씨. 鄭씨는 "한국 표준시가 한반도 중심을 지나는 동경 1백27도30분을 표준자오선으로 삼아 결정돼야 하나 일본 표준을 잘못 채택, 과학적인 태양시 (太陽時) 기준보다 30분이 빨라졌다" 고 지적했다.

한국은 지난 54년 일제잔재 청산 차원에서 표준시를 30분 앞당겼다 61년 국제관례를 따른다며 다시 30분 늦춘 바 있다.

관련부처도 현 표준자오선을 따를 경우 태양의 남중 (南中) 시각이 낮12시30분으로 태양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민족 자존심상 일본 기준을 그대로 답습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소위는 鄭씨의 청원이 과학적.논리적으로 일리가 있는 주장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표준시를 바꿀 경우 모든 컴퓨터 입력시각, 항공스케줄, 심지어 한.미간 군사작전 시각 등도 재조정해야 한다는 점 등이 난제로 부각됐다.

결국 이런 문제 때문에 청원을 계류시켜 계속 논의키로 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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