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 재·보궐선거 중간점검]영남민심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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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2 재.보궐선거가 승부를 점치기 힘든 혼전양상을 띠고 있다.

막판까지도 당락 (當落) 의 윤곽이 쉽게 드러날 것 같지 않다.

당초 재.보선지역이 영남에 몰려있는 만큼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4개지역 싹쓸이' 를 공언해온 한나라당은 어느 한곳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중반판세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부산 서구는 무소속 곽정출 (郭正出) , 한나라당 정문화 (鄭文和) , 국민신당 이종혁 (李鍾赫) 후보의 치열한 3파전 구도다.

무소속 郭후보가 한나라당 鄭후보를 미세하게 앞서나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정당 조직력이 가동되면서 鄭.李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선거전이 한나라당과 국민신당 소속 민주계 출신 의원들의 대리전 양상을 띤다는 점도 승부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향수 (鄕愁) 와 조직' 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구 달성은 박정희 (朴正熙) 전대통령의 맏딸인 박근혜 (朴槿惠) 한나라당 후보가 국민회의 엄삼탁 (嚴三鐸) 후보의 추격을 허용, 박빙의 승부가 전개되고 있다.

선거전 초반 압도적으로 앞서가던 한나라당 朴후보는 국민회의 嚴후보의 탄탄한 조직.자금력이 점차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여론조사 결과 우리당 후보가 앞서있다" 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북 의성, 문경 - 예천에서는 자민련의 바람과 한나라당의 사력을 다한 저항이 맞붙었다.

정창화 (鄭昌和) 한나라당 후보와 김상윤 (金相允) 자민련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된 의성은 한나라당 鄭후보의 뒷심부족이 눈에 띈다.

3선의 관록과 높은 지명도를 무기로 선두를 달리던 鄭후보는 우명규 (禹命奎) 전위원장의 자민련 입당, 정해걸 (丁海杰) 군수의 탈당 등 악재 (惡材)에 시달리고 있다.

문경 - 예천은 예천 출신인 신국환 (辛國煥) 자민련 후보가 한발짝 앞서있고, 문경 출신인 한나라당 신영국 (申榮國) , 무소속 이상원 (李相原) 후보가 뒤를 쫓고 있다.

하지만 예천보다 1만8천명이 많은 문경의 유권자가 '하나의 대표' 에게 표를 몰아줄경우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辛후보의 신승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중론이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안개판세가 지속되면서 각 당은 고위 당직자들을 앞세운 막판 세몰이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종반 선거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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