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 소동 휩싸인 계룡대…내주 군인사 앞두고 술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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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합참의장.육군참모총장 등 김대중 정부의 '1기 군인사' 가 다음주말 단행된다.

대선 직후부터 '아무개는 출신이 좋아 떼어논 당상' 이라는 등 대대적 물갈이설이 분분하긴 했지만 인사가 임박하면서 국방부와 계룡대 주변은 더욱 어수선하다.

육군내 사조직과 인맥 및 고위 장성들의 비리 등을 수록한 괴문서까지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작성자도 모르는, 근거가 확실하지 않으며 음해성 소지가 큰 문건이다.

여기에는 육군인사의 핵심인 대장에 포함될 대상자들이 다수 들어 있어 진위에 따라 변수가 될 소지도 있다.

문건은 'N회' 로 명명된 사조직 명단이 중심이다.

나눔회 또는 만나회로 알려진 이 사조직의 존재에 대해 지난 정부는 3회가량 조사했으나 없는 것으로 결론지은 바 있다.

그러나 N회가 6공 (共) 이전의 하나회를 대체해 김영삼 (金泳三) 정부의 주축이었다는 일반적 관측에는 별다른 이론도 없는 이상한 상태. 어쨌든 명단에는 육사15기 대장출신인 권영해 (權寧海) 전안기부장.윤용남 (尹龍男.19기) 합참의장에서 육사39기 (중령)에 이르기까지 1백68명이 열거돼 있다.

천용택 (千容宅) 국방장관도 군내에 사조직은 없어야 한다며, 있다면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문건은 또 현역 핵심 보직자들을 金전대통령의 차남 현철 (賢哲) 씨와 權전안기부장, 김동진 (金東鎭) 전 국방장관 등의 계열로 분류한 다음 N회 회원들끼리 보직을 주고 받는가 하면 진급을 앞둔 일부 군 인사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례 등을 소상히 적고 있다.

물론 내용은 당장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어떤 것은 경쟁상대를 음해하기 위한 의도가 훤히 비치기도 한다.

군 수사기관은 이 문건 처리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으로 수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예 외면하기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 이달말부터 이어질 대장.군단장 (급).사단장 (급) 인사를 두고 이같은 괴문서는 군내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고 있는데 군 인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군내에 불신을 심화시킬 것만은 분명하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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