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업무보고 이모저모]통일문제 전문가급 송곳질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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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대통령은 17일 통일.외교통상.국방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金대통령은 각 부처를 찾아 간부들과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외교.통일전문가' 의 면모를 보였다.

◇ 통일부 ▶金대통령 = 새 정부의 통일정책은 과거와 어떻게 다른가.

▶김형기 (金炯基) 통일정책실장 = 남북기본합의서를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다.

과거에는 4자회담에 집중하면서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한 대화재개 노력을 소홀히했다.

▶金대통령 =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이 중요하다.

남북간 화해.교류협력.불가침 등 세가지 원칙이 이행돼야 남북관계가 잘 해결될 수 있다.

▶金대통령 = 남북경협에서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황하수 (黃河守) 교류협력국장 = 물류비용이 지나치게 높다.

컨테이너 1개를 수출하는데 인천에서 다롄 (大連) 까지 3백50~4백달러가 들지만 남포까지 1천1백달러가 든다.

대북투자 승인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金대통령 = 북한이 정경분리 원칙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黃국장 =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남한을 경협 파트너로 삼아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외교통상부 金대통령은 '세일즈 외교론' 으로 토의를 이끌어 나갔다.

외교통상부의 인적 조화문제에 대한 질문에 박정수 (朴定洙) 장관은 '한지붕 한가족' 의 융합을 다짐했다.

金대통령은 "올해 80억달러 경상수지흑자가 예상되지만 빚이 1천8백억달러에다 이자만 1백50억달러인 기가 막힌 현실" 이라며 "외교통상부는 기존의 일보다 강도가 강화된 일을 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金대통령의 투자유치 세일즈론에 대해 한덕수 (韓悳洙) 통상본부장은 "투자 인허가를 공장에 쫓아가 해주는 제도를 도입할 때다.

투자유치가 필요한 2백개 외국기업을 선정, 개별접촉하겠다" 고 대답했다.

金대통령은 교민청 설립이 화제에 오르자 자신이 스웨덴 입양고아의 반항심을 설득시켰던 일화를 들려주며 20만 입양아동에의 관심을 표시했다.

◇ 국방부 ▶金대통령 = 올해 국방예산은 14조3백39억원으로 알고 있다.

IMF하에서는 아껴써야 한다.

▶도일규 (都日圭) 육군총장 = 육군은 국방비의 45.2%를 사용하고 있다.

전투에 지장없는 범위에서 절약형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金대통령 = 공군은 간발의 차이로 승패가 좌우된다.

▶이기현 (李起炫) 공군작전사령관 = 북한 공군보다 3.3배나 많은 출격훈련을 하고 있다.

초전 3일내에 공중우세를 달성할 것이다.

金대통령은 "대선때 군이 엄정 중립을 지켜 감사하다" 며 "군은 정치와 무관하게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고 역설했다.

김민석·최훈·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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