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처님오신날은 '환난 구제형'…벼룩시장열고 외국관광객 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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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올해 부처님오신날 (5월3일) 봉축행사는 철저히 'IMF형' 으로 준비되고 있다.

화려함보다는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되찾고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내용중심으로 꾸밀 계획. 우선 등 (燈) 의 의미를 나눔과 희망쪽으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조계종이 펼치고 있는 '왜색등 (倭色燈) 추방운동' 도 그런 노력의 하나. 이는 한국불교의 정체성 확립으로도 이어진다.

일본등의 특징은 등의 아래와 윗부분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둥근 틀이 달려 있다는 점. 등을 제조하는 국내 업체들이 일본 수출용으로 제작한 것을 그대로 국내시장에 내놓으면서 각 사찰의 등이 일본풍으로 바뀌게 된 것. 조계종에서는 등을 대량으로 구입하기보다는 신자들이 직접 공을 들여 만들도록 유도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각 사찰에 띄웠다.

행사 당일 조계사 앞의 우정국로에서는 시민들에게 절약과 나눔의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아나바다장터' 를 대규모로 연다.

올해는 또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미 영어와 일어로 봉축행사 안내장을 제작해 한국관광공사의 각 지사를 통해 미국.일본.영국 등 20여개국에 배포했으며 국내 관광업체와 연결해 해외에서 외국인 관광단까지 모집 중이다. 이들을 위해서 인사동 '문화의 거리' 와 연계해 민속장터를 열고 전통 마당극까지 펼치게 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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