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이 넘도록 끊임없이 떠돌며 새로운 시세계를 보여 주고 있는 미당 서정주 (徐廷柱.83) 시인의 시정신이 이제 안주할 곳을 마련하게 됐다.
미당의 고향이자 문학정신의 바탕이기도 한 전북고창군부안면선운리 질마재에 '미당 시문학관' 이 들어서게 된 것. 문학관 건립에 관한 논의는 수년전부터 있었지만 일각에서 과거의 전력을 문제삼는등 우여곡절을 겪어 이제야 현실화됐다.
전북지역 언론사들 중심으로 구성된 '미당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가 추진하고 있는 구상에 따르면 문학관은 총면적 8백57평 규모로 99년 하반기에 문을 연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6억3천여만원의 기금을 조성했고 지난해 말 기본 구상을 마쳐 구체적인 시설설계를 의뢰해 놓은 상태. 문학관은 미당의 생가 및 질마재 전체 조경을 미당의 유년시절로 복원하는 계획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특히 주변 정취를 보존하기 위해 새로 지을 시설은 거의 지하에 배치하기로 한 것이 특징. 일대기 전시실과 컴퓨터 자료실.서재등이 지하통로를 통해 미당의 생가와 연결된다.
이에 대해 막상 미당 자신은 "아직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면서 "평생 누구에게건 폐 끼치지 않으며 살려 했는데 경제도 어려운 시점에 다른 이들에게 부담주는 일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라고만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