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 속속 상륙…국내사 중개수수료 줄어 타격 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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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달말 증권산업 전면개방을 앞두고 외국 증권사들의 국내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매출액의 60%에 이르는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등 타격이 예상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올들어 홍콩계 ABN 암로사가 지난 1월 증권거래소 회원으로 가입한 데 이어 제임스 카펠증권.스위스계 크레디 리요네증권사 등 2개사가 최근 회원 가입신청을 해왔다.

또 메릴린치.WI 카.클라인워트 벤슨.CS 퍼스트 보스턴 등 4개사도 회원 가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자딘 플레밍.ING 베어링.모건 스탠리 등 3개사에 불과했던 외국 증권사들의 거래소 회원 가입이 올들어 크게 늘어나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활동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는 IMF이후 외국인 증시 투자가 44억달러에 이르는 등 급속히 늘었고▶향후 국내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데다▶선진 투자기법을 활용할 경우 국내 증권영업을 통해 충분히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 증권사들이 증시에 직접 매매주문을 내려면 거래소에 50억원에 이르는 가입비를 내고 정회원이 돼야 하나 그만한 돈을 내고는 업무이익을 기대할 수 없어 지금까지 대부분 외국사들은 국내 증권사를 통해 간접매매를 해 왔다.

외국인의 주식거래는 지난해말부터 급증해 최근엔 하루평균 1천5백억원에 달하며 이에 따른 증권사 수수료만 하루평균 7억5천만원 정도. 거래소 회원이 되면 지금까지 7대3의 비율로 국내 증권사와 나눠온 투자수수료를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처럼 장기적으로 외국 증권사가 증권업계 상위랭킹을 모조리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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