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미·안영미·황현희·유세윤…‘개콘’ 19기만 잘 나가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코노미스트KBS TV의 인기 프로‘개그콘서트’가 최근 평균 시청률 20%대를 기록하며 ‘정상의 공개 코미디’ 자리를 다졌다. 뿐만 아니다. 이 프로그램 출신들이 잇달아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진출하면서 유재석ㆍ이휘재 등에 이은 ‘개그맨 MC 2세대’ 탄생을 예고한다.

2004년 선발된 KBS 공채 개그맨 19기. 강유미ㆍ김대범ㆍ안상태ㆍ안영미ㆍ유상무ㆍ유세윤ㆍ윤경화ㆍ장동민ㆍ최정화ㆍ홍경준ㆍ홍인규ㆍ황현희가 그들이다. 역대 최강의 기수라 불리는 이들이 잘 나가는 이유를 황현희와 함께 파헤쳤다. 다음은 황현희와의 일문일답.

- 선발 때 분위기가 어땠나?
“굉장했다. 신봉선이 안영미에 밀려 물을 먹은 뒤 20기로 들어왔을 정도니까. 보통 대회에 팀을 짜서 오면 팀원 중 일부만 선발하는데 ‘옹달샘’(유세윤ㆍ유상무ㆍ장동민), ‘오장육부’(김대범ㆍ안상태ㆍ황현희) 두 팀의 멤버가 모두 뽑혔다.”

- 이유가 뭔가?
“웃겨서겠지. 굳이 이유를 따지자면 ‘개그 붐’의 수혜를 입은 것 같다. 당시 개그 열풍이 불었고 우린 공개 코미디를 보고 자란 세대다.”

- 19기끼리 자주 모이나?
“동민이 형(장동민)이 ‘야, 모여’ 하면 순순히 모인다. 그 색깔 강한 애들이 말이다. 홍인규, 유세윤 결혼할 때 몰려가서 축가 부르지 않았나. 방송가에서 이런 끈끈한 집단이 또 있을까.”

- 대접 받는 신인이었을 것 같은데?
“그때 기강이 좀 셌다. 힘들수록 ‘빨리 성공하자’는 오기가 생겨 매일 새벽까지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1년 가까이 19기 전원이 술을 입에 안 댔다. 독해서 떴나?”

- 솔직히 서로 견제하는 경쟁상대들 아닌가?
“워낙 밝고 긍정적인 사람들이라 같이 있으면 진짜 웃긴다. 영미(안영미)는 19기 동기가 산소라고 하더라. 한 명이라도 없으면 안 될 존재다.”


‘개콘’PD “유재석 준대도 유세윤은 절대 안 놔”
치열한 경쟁, 철저한 품질 관리, 퇴출 시스템…

올해로 10년째. ‘니들이 고생이 많다~’ 같은 히트 상품과 인재를 배출하는 ‘장수 기업’ 개콘은 어떻게 웃음을 생산할까? 개콘의 CEO 김석현 PD에게 물었다.

- 출연자를 코너에 어떻게 배정하나? 인기 순인가?
“축구팀에 센터포워드만 11명이면 좋은 성적 내겠나? 인기와 능력은 천차만별이지만 개인마다 맞는 역할이 따로 있다. 당장 유재석과 맞바꾸자고 제안해도 유세윤을 안 보낼 거다.”

- 유세윤이 들으면 좋아하겠다. 출연진과 친한다고 하던데?
“지방에서 뛰던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급으로 성장했다면 왜 안 좋겠나. 조연출까지 7년을 개콘과 동고동락했다. 난 ‘학생주임’ 같은 존재다. 연기뿐 아니라 배우의 개인생활에도 신경이 쓰인다.”

- 2004년에 연출을 맡아 제일 처음 한 일은?
“보통 같은 소속사 개그맨끼리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데 그런 문화를 없앴다. 연습실이 공장인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분해하고 녹이고 조립해야지 다른 곳에서 만들어 온 것을 여기서 팔면 되겠나.”

- 직접 제안한 ‘안상태 기자’ ‘소비자 고발’ 같은 코너가 떴는데?
“한때 꿈이 코미디 작가였다. PD가 의견을 내는 게 프로그램에 득이 될지 독이 될 지 알 수 없지만 작가와 출연진은 나를 믿어준다.”

- PD가 나서면 더 긴장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수요일 녹화가 끝나면 목요일에 ‘가상 주가’를 책정한다. 요즘엔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제일 높고 다음이 ‘달인’이다.”

- 1등 하면 뭐가 좋나?
“기분 좋지. 하위권 3등 안에 들면 언제 편집 당할지 모른다. 늘 여유분을 두고 녹화하기 때문에 경쟁 분위기가 절로 조성된다. 재미 없으면 무조건 ‘아웃’이다.”

- 예외는 없나?
“무조건이다. 예전에 ‘봉숭아 학당’을 두 번이나 통편집한 적이 있다. 프로그램도 철저한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제품에 하자가 있는 걸 알면서 어떻게 공장 밖으로 내보내나.”

글=최은경 이코노미스트 기자
사진=오상진 기자

* 상세한 기사는 25일 발매되는 이코노미스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