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소비자 감각 탁월한 한국은 아시아 명품시장의 중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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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I 제공

7월 서울에 아시아 최초의 명품업계 종사자 전문 교육기관인 ‘서울 명품 비즈니스 학원(SLBIㆍSeoul Luxury Business Institute)’이 문을 연다. 최근 학원 설립 계획을 밝힌 다니엘 메이란(사진) SLBI 대표는 “한국이 아시아 명품 시장의 중심”이라며 “탁월한 감각의 소비자가 있는 곳에서 이런 교육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SLBI는 서울 청담동에 들어서며 프랑스 명문 상업학교인 HEC의 교수진, 명품 비즈니스 컨설팅사인 ‘럭셔리 애티튜드’의 기업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메이란 대표는 세계적인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형제 그룹 격인 블루벨 코리아의 사장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만 9년째 명품 사업에 몸담아 온 그에게 SLBI 설립 이유를 물었다.

-한국의 명품 시장은 규모가 작다. 그런데도 굳이 명품업 교육을 한국에서 시작하는 이유가 뭔가.

“198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한국에 명품 브랜드가 진출을 시작했다. 그런데 외국과 달리 한국의 명품 사업 종사자들에게는 현장 경험이 적었다. 브랜드 이해도 또한 상대적으로 떨어졌고, 어느 정도 알 만큼 일하고 나면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체계적인 명품 비즈니스 교육을 못 받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명품 공부 왜 필요한가.

“외국의 명품 업계 종사자들은 대개 매장 경험을 한다. 브랜드의 철학부터 물건의 사소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시시콜콜 배우며 일을 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매장 경험이 없는 한국의 명품 사업 종사자들은 업무를 배우면서 동시에 브랜드를 공부한다. 명품 브랜드에선 사소한 것 하나라도 서비스의 질에 결정적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직원들의 잦은 이직 또한 큰 문제다. 고급 호텔업계, 수입 자동차업계 등을 포함해 한국 명품 사업 종사자는 2만여 명이다. 하지만 매년 25% 정도가 이직할 만큼 인력 이동이 너무 잦다.”

-SLBI가 전 세계 네트워크가 된다고 들었다.

“서울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등에 명품 비즈니스 학원을 세울 계획이다. 서울은 전 세계 명품 비즈니스 종사자 교육을 하나로 묶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심미안이 대단히 발달해 있다. 그 때문에 이런 곳에서 명품 비즈니스 교육이 시작된다면 분명 성장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MBA 과정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한국에 진출해 있는 여러 명품 브랜드와 실무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미 까르띠에나 루이뷔통·디올 같은 브랜드가 SLBI와 협력 의사를 밝혔다. 학생들에겐 고객과의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현장에서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주5일제 수업에 4개월 코스인 통합 기초 과정은 명품 업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입문자, 대학 2~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다. 중간 관리자 과정에선 이론과 함께 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며 발전시키는 장이 될 것이다. 최고경영자 과정은 HEC의 교수진과 직접 토론하며 전 세계 명품 업계의 동향에 대한 고급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과정을 수료하면 HEC의 인증서도 받게 된다.”

SLBI는 7월 통합기초과정부터 문을 열며 4개월 과정 등록비는 350만원 정도다. 6월 말부터 홈페이지(www.slbi.co.kr)에서 접수한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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