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이솝우화는 원래 성인용…영국서 번역하며 외설적 내용 삭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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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원래 이솝우화에는 야한 이야기들이 많았고 교훈적인 내용은 상대적으로 강조되지 않았다고 한다.

부부 번역문학가인 로버트 템플과 올리비아 템플에 의하면 그리스어로 쓴 이솝우화를 영국 빅토리아 왕조 때 영어로 번역하면서 내용을 손질해 외설적인 것들은 빼놓고 어린이용 교훈집으로 바꾸어 버렸다는 것. 이들은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이솝, 그 완전한 우화' 라는 새 번역본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1백여 편의 우화를 수록하고 기존의 2백50여 편도 원본 그대로 소개해 놓았다.

▶ "공작이 화려한 깃털을 뽐내며 수수한 날개를 가진 학을 초라하다고 놀렸다.

학은 자신은 하늘로 올라가 별 옆에서 노래하지만 너는 암탉 위에나 올라탈 수 있을 뿐이라고 쏘아 부쳤다. " ( '학과 공작' )

▶ "해마다 암수의 성 (性) 이 뒤바뀌는 하이에나들이 있었다. 어느날 한 수컷이 암컷을 억지로 범하려 하자 암컷이 나에게 한 만큼 다음 해에는 네가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새 우화 '하이에나' ) 특히 강자의 비위에 거슬리면 나만 손해라거나 ( '갇힌 사자와 농부' ) 삶은 원래 고달픈 것이어서 노력해봐야 소용없다는 ( '나귀와 개구리' ) 것이 원본 이솝우화에서 말하는 지혜라고 한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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