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m 상공에서 떨어지고도 살아남은 사나이

중앙일보

입력

한 스카이다이버가 1800m 상공에서 낙하산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추락했으나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천만 다행으로 이 스카이다이버가 떨어진 곳이 러시아의 눈이 많이 쌓인 산악지역이었기 때문이다.

20일 인터넷 뉴스사이트 지고넷에 따르면 제임스 불레라는 영국인은 추락 때 받은 충격으로 등과 폐를 다치고 갈비뼈와 이가 부러졌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불레가 사고 당시 떨어진 속도는 시속 160㎞나 됐다.

불레는 2000회 이상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린 전문 스카이다이버다. 사고 당시 그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찍기 위해 다른 스카이다이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불레가 낙하산을 제대로 펴지도 않고 추락한 것은 함께 낙하산을 타고 강하하던 다른 스카이다이버가 불레에게 낙하산 펼치는 타이밍을 알려주기로 돼 있었으나 너무 늦게 신호를 줬기 때문이다. 불레가 낙하산을 펴라는 사인을 받았을 때는 지면에 도착하기까지 2초 밖에 남지 않은 순간이었다. 눈덮인 산속에 그대로 처박힌 불레는 모스크바에 있는 병원으로 급히 실려가 응급처치를 받았다.

영국으로 돌아간 불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락 직후 내 몸 곳곳에서 피가 났고, 나는 고통을 못이겨 소리를 질렀다"면서 "심각한 내상을 입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주 불안했다"고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불레는 그러나 "사람들이 나를 보면 항상 그때 일을 얘기한다"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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