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고속성장…부채 64%로 낮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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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법정관리 중인 회사를 5년 연속 고속성장시킨 비결이 뭡니까?"

대한통운의 곽영욱(64) 사장이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곽 사장은 지난 4월에는 3년 연속 서울지법 파산부에서 주는 우수 법정관리인 보너스(2000만원)도 받았다. 그는 이 돈으로 전직원 6000여명에게 선물도 돌렸다.

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은 1조 970억원, 경상이익은 556억원. 곽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1998년은 적자 회사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곽사장이 취임한지 넉달만인 99년 9월에는 모기업인 동아건설이 부도를 냈다. 동아건설과 지급보증 관계였던 대한통운은 2000년 11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곽 사장은 회사 대출이 어려워지자 임원들과 함께 200억원대의 개인재산을 담보로 회사자금을 빌렸다. 노조위원장도 종업원들을 대표해 개인재산을 내놓기도 했다. 이 돈이 대한통운을 되살리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노조는 성과급과 상여금을 반납하며 '무쟁의 선언'을 했다.

이런 노력으로 곽 사장의 취임 첫해인 99년 140억원의 순익을 냈다. 2000년엔 188억원으로 이익을 더 늘렸다. 지난해에는 부채비율을 64%로 만들었다.

곽 사장은 "동아건설 채권단과 진행중인 리비아 대수로 공사 관련 협상을 마무리 지어 이른 시일 내에 법정관리를 탈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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