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표류]여당 또 충돌하느니 "피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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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국민회의.자민련 = 한때 한나라당이 단독소집한 국회에 참석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불참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단 국회를 열어 추경예산안 처리 등 산적한 현안만이라도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날까지 우세한 듯 했다.

그러나 임시국회 당일이 되자 기대했던 총무회담에서도 한나라당측의 양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결국 강공책으로 돌았다.

거야 (巨野) 의 위력에 눌려 자칫하면 총리임명동의안이 부결처리되는 등 불의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번에도 여야간 충돌이 발생, 추한 국회 모습을 또다시 연출할 경우 여당으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다는 부담도 한몫했다.

국민회의는 오후 열린 의총에서 훨씬 강력한 수위로 한나라당측의 개표 요구에 대해 성토했다.

한화갑 (韓和甲) 국민회의 총무대행은 "추경예산안 처리와 공직선거법 개정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건만 여야간 의사일정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며 야당의 비협조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열린 자유토론도 시종 격앙된 분위기였다.

자민련 이원범 (李元範).국민회의 김진배 (金珍培) 의원 등은 한나라당이 새 정부 출범 10여일만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마저 거론하는 것은 '헌정 파괴자' 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의 조영재 (趙永載) 의원은 "야당이 김종필총리 임명안을 확실히 통과시키기로 당론을 바꿀 때까지 총리임명동의안을 철회하자" 며 서리체제 유지론도 제시했다.

남정호·박승희·이상렬·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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