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특산품·지역축제도 자원, 관광산업으로 육성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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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관광업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그런데 가격경쟁력 호전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 관광객들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추세다.

그러나 외래관광객 유치와 관련해 '볼거리 부족' 과 '관광자원 부족' 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실시한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에 관한 전문가 조사결과를 보면 외국인 관광객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관광자원 부족' 이 꼽히곤 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자면 다양한 관광자원들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제는 기존의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관광단지 및 시설을 개발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유명 관광단지와 시설들을 제1의 관광자원이라 볼 때 제1관광자원 개발여건은 고 (高) 지가.고금리.고건설비 등의 장애요인들로 열악해지는 현실이다.

제1의 관광자원개발을 위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유휴지나 공한지에 관광단지조성이나 관광시설 유치계획을 세우고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조~2조원에 이르는 민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불발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제는 관광자원 개발전략을 일부 수정해 '비용절감효과' 와 '투자대비 지역경제활성화 효과' 가 있는 소위 제2의 관광자원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

좀더 풀어 설명하면 지역의 개성이 담긴 특산품과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관광상품화하고, 기존의 지역축제를 관광축제로 전환시키며, 독특한 서비스 및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상설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비교적 소자본을 투자해 다양한 경제 및 지역활성화 효과를 얻을수 있다.

경기도이천의 도자기축제는 제2의 관광자원개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97년 약 3억원의 관광자원화 추가 예산만을 투여했는데 10일간의 축제기간중 약 30억원의 도자기판매를 포함해 84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했고 방문객당 5만3천원의 지출을 유도했다.

금산 인삼축제도 기존 축제예산에 2억원을 추가지출해 95년 46억원이던 인삼.약초판매를 96년에는 97억원으로 1백% 이상 증가시켰다.

이렇게 제2의 관광자원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이미 선진 각국에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가 정착된 영국.캐나다.뉴질랜드 등에서는 일부 낙후지역을 살리는 산업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올해에도 충남보령의 머드축제, 경북안동의 탈춤축제, 전남강진의 청자문화제, 강원양양의 송이축제 등 18개의 축제가 같은 맥락으로 시도된다.

경제의 어려움을 생산적인 관광개발전략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가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강환〈배재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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