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세상과 인터넷 동영상 소통 … 되새겨 보는 ‘유튜브의 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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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간은 그 어떤 감각보다 시각을 통해 가장 강렬하게 자극을 받는다. 이 때문에 영상을 전하는 TV는 오랫동안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군림했다. 그만큼 큰 권력도 행사해 왔다. 하지만 비디오카메라의 대중화와 함께 인터넷이 누구나 손쉽게 영상 데이터를 양산하는 공간으로 발전하면서 그 양상이 사뭇 변하고 있다. 영상에 대한 권한을 갖는 방송국이나 스타 같은 특정인에게 대중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권한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보통 사람들에게 그 힘이 분산되는 추세다.

그 대표적인 마당이 세계 최대 사용자제작콘텐트(UCC)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다. ‘Broadcast Yourself’라는 구호를 내세운 유튜브는 보통 사람들에게 전 세계를 상대로 방송의 주체가 되기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쏟아지고 있다. 이색 동영상 하나로 하루아침에 국경을 넘어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흔히 접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 라디오 주례연설 동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해 많은 사람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채널로 삼고 있다.

이렇듯 유튜브가 제도권 방송을 위협하는 강력한 미디어로 자리잡은 배경은 무얼까. 비디오 영상이 갖는 파워에 전 세계 누구나 손쉽게 접속하는 접근 용이성이 부가된 덕분일 것이다. 유튜브의 기적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실마리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는 세상과 효과적이고 강력한 소통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물론 평범한 사람들도 포함된다.

대중적인 소비재 기업들은 다양한 주제의 UCC 공모전을 통해 자사 상품을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짧은 TV 광고에 담을 수 없는 흥미로운 광고 스토리를 인터넷에서 ‘바이럴(구전)’로 전파시켜 브랜드 파워를 키운다. 기업 간 거래(B2B) 업체인 시스코도 주요 홍보 도구를 상당 부분 인터넷 동영상으로 바꿨다. 회사의 주요 이벤트와 메시지를 단순 텍스트 대신 동영상으로 뿌림으로써 독자로부터 좀 더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세상은 이미 인터넷 동영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한국민 개개인은 물론 기업·공공기관이 이런 변화를 새로운 발전의 기회로 삼을 태세를 갖췄는지 자문해 봤으면 한다. 인터넷 동영상 시대에 걸맞은 전략과 전술을 발빠르게 준비해야 새로운 세상의 중심에 설 수 있다.

강성욱 시스코시스템즈 아시아총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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