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박종환총장 왜 물러나나…미즈노배트건으로 구단주들과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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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왜 갑자기 물러날까?” KBO의 실질적 관리자인 박종환 총장의 갑작스런 퇴임결정에 프로야구팬들이나 야구인들이 지니고 있는 한결같은 의문이다.

박총장 본인도 “유구무언 (有口無言)” 이라며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야구인들은 “박총장이 지난해 5월 LG와 삼성간에 빚어졌던 미즈노방망이 사건 해결때 LG 구본무 구단주와 갈등을 빚었던 것이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 분석한다.

야구광인 구본무 구단주는 이때 삼성이 사용했던 미즈노방망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KBO에 했었고, 박총장은 일본 미즈노사에서의 검사를 통해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며 맞섰었다.

이에 LG는 다시 메이저리그의 검증을 요구했고, 박총장은 이때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 구본무 구단주로부터 '괘씸하다' 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후 구단주회의 때마다 사무총장의 경질설이 나돌았는데 지난 2월 총회때 구단주들은 홍재형 총재에게 박총장을 퇴진시켜달라는 결정을 내렸다.

정치권 관련설도 나돌고 있다.

과거 KBO총재는 5, 6공시절 군 장성출신이 계속 중용됐는데 문민정부들어서는 부산 - 경남고인맥이 한때 KBO를 점령했었다.

박총장은 경남고 동기생인 김기춘 전임총재 재직때 임명됐는데 정권이 바뀌자 KBO의 실력자인 사무총장자리를 노리는 인사들이 구단주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구단사장은 “사무총장을 왜 바꿔야하는지는 우리도 모른다” 며 “사무총장 경질은 총회에서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 예산편성을 반대하는 것은 하극상이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추가예산안을 심의했다” 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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