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부동산 투기열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연기, 공주.
미구에 천지가 개벽할
그곳에 땅 있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투기꾼들은 더 좋겠지.
노다지를
발견한 것 같겠잖아.

부동산 투기 감시원들을
아무리 늘린단들
진작 알고 땅을 사뒀을
그들을 무슨 수로
다 잡겠어?

뉴스 보니 그 동네엔
벌써 사람들이
벌떼처럼 모였던걸.

이전비용이 어떻네
부작용이 어떻네….
온갖 소리가 나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겠지.

치세하는 동안
치적하고 싶을 테니까.
윗자리 차지한 사람들
늘 그렇잖아.

남 좋은 일에
웬 재 뿌리기냐고?

배가 아파 그렇잖아.
앉은 자리에서 부자 될
사람들과
눈, 귀 밝아 그런 땅
미리 차지했을 사람들이
샘나서.

손바닥 만한 땅도,
지금이라도 들고 쫓아갈
돈도 없는 내 처지가
새삼 돌아다 보여서.

그나저나
수십조 이전비용은
다 어디서 나나.

얄팍한 내 지갑을
무지막지한 갈퀴가
훑고 지나가지나 않을지.

*새 수도 후보지로 정해진 충남 연기군, 공주 장기 지역 인근엔 벌써부터 부동산 투기열풍이 불고 있다.

송은일<소설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