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 지진 고아 20명 4박5일 한국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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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5월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 20명이 15일 한·중 문화경제우 호협회와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주선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5월 이명박 대통령이 지진 현장을 방문했을 때 품에 안고 위로했던 웨이웨하오(9)가 서울시 초청행사에서 마술체험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쓰촨성 대지진으로 8만6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

쓰촨(四川) 대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중국 고아 20명이 15일부터 5일간 한국 방문길에 올랐다.

지난해 5월 30일 두장옌(都江堰)을 직접 방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끌어안고 위로해 줬던 웨이웨하오(魏月濠·9)도 포함돼 있다.

웨이는 여정에 오르기 앞서 쓰촨성TV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한국 대통령을 만나면 지난해 지진을 당한 우리를 위로해 줘서 감사했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단 관계자는 “청와대를 방문해 이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한·중 문화경제우호협회(회장 김영애)와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주선으로 성사됐다.

리샤오린(李小林) 중국 인민우호협회 상무부회장을 단장으로 구성된 방문단에는 두장옌과 몐양(綿陽)·베이촨(北川)·펑저우(彭州)·핑우(平武)에 사는 8~17세 지진 고아 20명이 포함됐다. 리 부회장은 리셴녠(李先念) 중국 전 국가주석의 딸이다.

한국 방문 첫날인 15일 이들은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면담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지진 당시 서울시가 한강물을 정수해 상품화한 수돗물 아리수 10만 병을 지진 이재민들에게 전달한 인연이 있다.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오 시장에게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상무 부총리는 “서울시가 지진 때 아리수를 보내줘 중국인들이 고마움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중국 고아들에게 한국 기업이 만든 책가방을 선물로 전달하며 위로했다.

이날 중국 고아들은 서울 상록보육원 소속 한국 학생들과 만나 마포의 한 식당에서 엄석정 서울시 자문대사가 주재하는 불고기 파티에 참석했다.

중국 대표단은 16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한다. 베이촨이 고향인 어린이 황루이루이(黃銳銳)는 청와대 방문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께 중국의 전통 다예(茶藝) 시범을 보여드려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어린이 대표단은 한국 방문 기간에 지진 지역 소수민족인 창(羌)족의 무용, 당나라 시 낭송을 비롯해 한국과 중국 노래도 부를 계획이다.

또 롯데월드·삼성어린이박물관·용인민속촌도 관광한다. 쓰촨TV는 이들의 방문 일정을 촬영해 중국에 보도할 예정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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