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속 취미·교양강좌에 수강신청자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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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취미.교양강좌에 사람이 없다.

경기침체 속에 한가하게 도자기.꽃꽂이나 배우고 있을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부산YWCA 일하는 여성의 집' 이 개설해 온 볼링 (2주 3만원) 은 수강신청자가 없어 올 1월부터는 한번도 개강을 못했다.

생활도자기 (월 4만원) 은 주로 주부들이 찾는 오전반은 개강조차 못하고 있다.

다만 미혼 직장여성 위주의 저녁반 (7명 수강) 만 강의가 되고 있을 뿐이다.

칼라믹스 (일종의 지점토.2개월 7만원) 은 겨우 6명이 배우고 있을 정도로 지원자가 감소했다.

퀼팅 (수예의 일종.2개월 5만원) 도 지난해는 평균 25명이 수강했으나 요즘은 7명뿐이다.

해운대복지관이 개설한 개량한복 (월 3만원) 도 지난해는 보통 30~40명이 몰렸으나 지금은 15명이 배우고 있을 뿐이다.

홈아트 (월 3만원) 는 지난해 절반 수준인 15명이 수강하고 있다.

반면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강좌에는 여성들이 줄을 잇는다.

'YWCA 일하는 여성의 집' 이 개설 (4월초 교육 시작) 한 '산모돕는이, 애기보는이' 에는 벌써 신청자가 70여명이나 된다.

4월 개설예정인 룸메이드 (호텔객실 청소등) 반에도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일하는 여성의 집' 성인심 (成仁心.36.여) 관장은 "교양.취미강좌 10가지 대부분이 개강조차 하기 어렵다" 며 "극심한 불경기 속에 생계와 관련이 없는 것을 배울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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