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택시에 자동항법장치 최첨단서비스 제공하는 정재구 택시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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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IMF시대에 걸맞는 프로는 어떤 사람일까. 경제여건이 어려울때 오히려 대 (對) 고객서비스 투자를 늘리고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올린다면 프로란 명칭을 붙여줄만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영업용택시에 최첨단 자동항법장치를 장착해 IMF한파를 극복하고 있는 개인택시기사 정재구 (程在丘.52.경기광명시.사진) 씨는 IMF형 프로다.

程씨는 지난달 26일 GPS (위치확인) 위성을 이용해 현재위치를 확인해 목적지를 손쉽게 찾아주는 자동항법장치를 자기 차에 장착한후 서비스의 질을 높인 것은 물론 수입까지 늘리고 있다.

"IMF한파가 몰아닥친 이후론 택시기사가 길을 잘 몰라 헤맬때 승객들이 짜증을 많이 내더군요. 가뜩이나 고민이 많은 승객들에게 길을 잘 몰라 불편을 주는 것이 송구했습니다.

그래서 큰 맘먹고 자동항법장치를 구입하게 됐죠. " 4년째 택시를 몰고 있어 큰 길은 대부분 알지만 그래도 골목으로 이어지고 복잡한 길은 몰라 헤맬때가 많았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는 S사의 자동항법장치를 구입하는데 2백만원이란 거금을 들였다.

어려운 경제여건때문에 수입이 줄어들때라 부담이 컸다.

하지만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길에서 필요없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월 20만원가량 수입이 늘었다.

자동항법장치에는 전국의 지리정보가 1만분의 1에서 10만분의1 축척으로 자세하게 나와있어 택시가 들어갈만한 골목길이면 모두 찾을 수 있다.

특히 자기가 가고자 하는 곳을 10단계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해 가면서 모니터상에 표시해줘 위치파악이 용이하다.

程씨는 "앞으로 10개월만 열심히 일하면 자동항법장치 구입비가 빠질 것 같다" 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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