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도종환 '새벽별'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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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새벽 하늘에 돌아가지 못한 별 하나 떠

있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가장 고요해지는 때를

기다려우리들 가장 가까운 곳까지 내려온 별인

지도 모르지요.

- 도종환 '새벽별' 중

문득 만해 (萬海) 의 이웃이구나. 거친 세월 가운데서 도종환 (都鍾煥.44) 의 청정한 슬픔의 노래가 들리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도 제각기 악기가 되어 그 노래에 따라 반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두고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들을 일치시키는 시인의 타고난 영성 (靈性) 은 정녕 그와 함께 숨쉬는 사람들의 축복 아니고 그 무엇이리. 누구는 새벽 별로 깨닫고 누구는 새벽 별로 친척을 삼는다.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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