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 단기외채 180억달러 장기채로 전환 성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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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뉴욕외채협상에 따른 국내금융기관의 단기외채 만기연장 개별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재정경제원과 외채구조개선기획단에 따르면 외국금융기관이 지난 21일 현재 1백80억달러를 뉴욕협상 합의조건대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국내금융기관에 개별 통보해온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 금융기관과 신용평가회사들은 만기연장대상 단기외채 2백40억달러의 75%에 해당하는 1백80억달러 이상이 개별협상에서 실제로 장기전환되는지를 뉴욕협상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보아왔다는 점에서 이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벗어나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는 일단 1백80억달러어치의 전환이 성사됨에 따라 오는 27일 일본 도쿄 (東京) 를 시작으로 뉴욕.파리.런던.프랑크푸르트 등지에서 다음달초까지 잇따라 열리는 한국경제설명회 (로드쇼)에 총력을 기울여 만기연장 규모를 최소 2백10억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도쿄와 유럽 설명회에는 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 (IMF) 협의단장이, 뉴욕 설명회에는 스탠리 피셔 IMF부총재가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각각 동참하기로 결정해 적잖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획단 소식통은 23일 "국내 은행이 지난주까지 외국 금융기관과 개별 접촉한 결과 가산금리 2.25~2.75%.콜옵션 첨부 등 뉴욕협상 조건대로 단기외채를 만기 1~3년의 장기로 전환하겠다고 동의해온 규모가 1백80억달러에 달했다" 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날 35개국 1백80개 외국금융기관에 '만기연장 정식법률계약서 (Exchange Offer)' 를 발송하는 한편 국내 은행별로 만기연장 동의를 다음달 12일까지 받도록 했다.

고현곤·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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