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요스페셜', 백제의 하사품 여부 논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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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고대사 문제에 관해 한국과 일본은 많은 자존심 싸움을 한다.

우리는 그네들에게 선진국의 입장에서 문화와 기술을 전해줬다고 하고 일본은 당시 한반도 남부가 자신들의 속국이었다고 주장한다.

당시의 상황을 입증할 자료는 그리 많지 않다.

몇 안되는 자료 중 칠지도 (七支刀) 라는 게 있다.

일본의 국보인 이 칼에 대해서도 한국과 일본의 견해는 다르다.

서기 3백72년경 백제에서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칠지도. 한국은 이 칼이 일본에 하사한 것이라고 하고 일본은 우리가 바친 것이라고 한다.

과연 어느 쪽이 옳은지 22일 KBS1 '일요스페셜' '일본 국보 칠지도의 미스터리' 편이 진실 규명을 시도한다.

일곱 개의 가지가 나 있어 '칠지도' 라 불리는 이 칼에는 61자의 한자가 새겨져 있다.

그중 10여 자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은 이 문장의 해석을 달리한다.

우리의 해석은 '백제 왕세자가 왜왕을 위해 만들었으니 후세에 전하라' 는 것이고 일본은 '천황의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 이라고 한다.

명문의 해석만은 우리 쪽 주장이 보다 타당성 있다는 중론이다.

그러나 일본은 다른 증거를 또 들이민다.

일본서기의 신공황후전이 그것. 여기에는 '신공황후 52년 백제에서 칠지도를 갖고 와 보물들과 함께 바쳤다' 는 내용이 있다.

이보다 앞서 신공황후 9년에는 '일본이 신라를 정복하자 백제와 고구려가 이에 놀라 무릎을 꿇었다' 는 기록이 나온다.

이것이 칠지도가 헌상품임을 보이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서기의 고대사 기록 자체가 신빙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한다.

'일요스페셜' 은 이 칼이 과연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부터 추적한다.

94년 발견된 충북진천 석장리의 백제 제철소 유적이 유력한 후보. 철광석은 충주지역에서 나왔다는 분석을 던진다.

한.일의 서로 다른 주장에 대해 '일요스페셜' 이 내리는 결론은 뭘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 는게 제작진의 말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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