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재무구조 개선안 진통…빚·계열사정리등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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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달말까지 주거래은행과 재무구조개선 협정을 맺어야 하는 재벌그룹들이 협정체결의 바탕이 되는 계획서작성에 진통을 겪고 있다.

제출대상 26개그룹 가운데 21일까지 8군데만이 주거래은행에 재무구조 개선계획서를 제출했으며, 나머지는 주말동안 작업을 마무리해 이번주초에 낼 계획이다.

이들은 앞으로 5년간 빚.계열사 등을 얼마나,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서를 주거래은행에 제출해야 하며, 은행들은 이를 기초로 이달말까지 개별적으로 이행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한화.대림.한일.코오롱.한솔.대상.금호.아남 등 8개그룹이 21일까지 계획서를 제출했다.

삼성.현대.대우 등 나머지도 이번주초 계획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주거래은행들에 알려왔다.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계열사 재무상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려 제출이 늦춰지고 있는 것같다" 면서 "다음주초에는 모두 제출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는 은행들이 주문하는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고 구체적이라 자료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4~5일만에 은행들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중장기 계획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 라면서 "자칫 부실한 자료만 만들어내는 결과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고 지적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은행들은 기업이 외부에 밝히기 곤란한 대외비 자료나 수치까지 자세하게 요구하고 있다" 고 지적하면서 "환율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실제 경영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고 말했다.

은행감독원측은 이에 대해 "이유가 합당할 경우 이행과정에서 협정내용을 일부 수정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유규하.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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